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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탐4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의 파수꾼] 리뷰 - 소원을 이루는 나무의 진실은? 어릴 적 누군가에게 간절히 빌었던 기억이 있나요? 별똥별이 떨어질 때, 생일 촛불을 끌 때, 시험을 보기 전 손을 모을 때 [녹나무의 파수꾼]은 그런 기도와 소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히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나무"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삶의 진실과 책임에 대해 깊이 있는 시선을 던집니다.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고 하면 흔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치밀한 트릭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 그리고 강력한 반전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잔잔한 울림을 주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웠고,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지루한 느낌이 있었지만 녹나무의 비밀이 뭔지 궁금해.. 2025. 5. 30.
[라일락 붉게 피던 집] 리뷰; 잊혀진 기억 속의 미스터리 책을 덮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송시우 작가의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단순히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쉽게 지나쳐 온, 혹은 애써 잊고 지내던 기억의 조각들이 촘촘히 얽혀 있었고 얽혀있던 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이라는 제목부터 어딘가 아련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라일락이 붉은색이었던가? 하는 물음에서부터 이 소설이 평범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어린 시절의 기억이 미스터리로 다가오다이야기의 시작은 소박하다. 주인공 수빈은 인기 있는 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연재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그 시절, 서울의 다가구 주택 라일락 하우스에서의 삶은 무척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라일락 향이 피.. 2025. 5. 26.
[이상한 그림] 리뷰; 우케쓰의 미술 심리 추리 소설 처음 『이상한 그림』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단순한 미스터리 정도겠거니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추리를 넘어, 독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건드리며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는 심리 서스펜스 소설이라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가 우케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림이라는 테마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기억, 그리고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제가 예전에 공부한 적 있는 미술 심리와 상통하는 부분도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줄거리 요약 (스포일러 없이)주인공은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한 장의 그림을 보게 되면서, 과거의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잊고 있던 진실들과 마주하.. 2025. 5. 25.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리뷰; 선입견을 뒤엎는 반전의 미스터리 소설 책 제목부터 뭔가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처음엔 책 표지가 너무 예뻐서 골랐고 감성적인 로맨스일 거라 생각하고 펼쳤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뭐지?" 하는 충격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어졌습니다. 일본 미스터리 작가 우타노 쇼고가 쓴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과 판단에 일침을 놓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할수 있습니다.줄거리 (스포일러 최소화)주인공 '나'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자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의 유서와 주변 정황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자살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작가는 독자를 철저히 속이고, 마지막에 모든 퍼즐이 맞춰질 때 비로소 진짜 이야기의 전모가 드러.. 2025.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