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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추억하며 – 꼭 읽어야 할 대표작 10선

by 예시카(yesica) 2026. 8. 6.

 

2026년 7월,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을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오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믿기 어려웠습니다.

언제나 그의 신작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아직 읽지 못한 작품도 많은데 언젠가는 모두 읽고, 또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신작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크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는 신작을 기다리는 대신, 아직 읽지 못했던 그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 읽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좋아하던 작가의 부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더욱 놀라고 슬펐습니다.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작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졌던 작가였고, 그의 이름만으로도 믿고 책을 집어 들었던 몇 안 되는 작가였습니다. 이번 글은 한 독자로서 그를 추억하며 꼭 읽어볼 만한 대표작들을 정리해 보는 기록입니다.


왜 히가시노 게이고는 특별한 작가였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스터리와 휴먼드라마를 넘나드는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그의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사건의 진실보다 사람의 감정과 선택, 죄와 용서, 가족과 사랑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만큼은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저 역시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결말이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기보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며 읽었던 기억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건보다 사람이 기억에 남는 추리소설."

 

아마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읽는다면? 꼭 읽어야 할 대표작 10선

아래 작품들은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대표작들입니다.

① 용의자 X의 헌신

출간 : 2005년

수상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노 게이고를 대표하는 작품을 한 권만 꼽으라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소설입니다. 갈릴레오 시리즈의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등장하지만, 실질적인 중심에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있습니다.

혼자 딸을 키우는 여성 야스코가 우발적으로 전 남편을 살해하게 되고, 이시가미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웁니다. 경찰도, 천재 물리학자도 쉽게 풀지 못하는 치밀한 트릭은 마지막 순간 엄청난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반전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디까지 사람을 희생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기보다 한 편의 슬픈 사랑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결말을 알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어지는 몇 안 되는 작품입니다.


② 백야행

출간 : 1999년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한 사건으로 얽히게 된 소년과 소녀. 그리고 20년에 걸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처럼 빠르게 사건을 해결하지 않습니다. 긴 시간 동안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독자 스스로 퍼즐을 맞춰 가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왜 이 작품이 명작으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지만, 많은 독자들이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이유가 무엇인지 꼭 확인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③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출간 : 2012년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읽어봤을 만큼 유명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를 유지하며 히가시노 게이고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폐업한 잡화점에 숨어든 세 명의 청년 앞으로 과거에서 온 고민 상담 편지가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시간을 초월한 편지와 답장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조금씩 변화시켜 갑니다.

이 작품에는 살인사건도 없고 긴박한 추격도 없습니다. 대신 사람을 위로하는 따뜻한 문장과 작은 친절이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제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가운데 가장 따뜻하게 기억하는 소설입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④ 비밀

출간 : 1998년

버스 사고 이후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딸의 몸속에 아내의 의식이 깨어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가족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이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 가족소설에 가까운 작품이며,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읽고 난 뒤에는 결말보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오래 남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감성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추천하는 작품으로 자주 언급되는 책입니다.


⑤ 악의

출간 : 1996년

일반적인 추리소설과 가장 다른 점은 범인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독자는 '누가 범인인가'보다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가'를 따라가게 됩니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는 인간의 질투와 열등감, 증오를 하나씩 파헤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갑니다.

이 작품은 범인의 동기를 추적하는 심리 미스터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간 심리 묘사가 가장 뛰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 작품 역시 아직 읽지 못했지만, 많은 독자들이 『용의자 X의 헌신』과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으로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⑥ 성녀의 구제

출간 : 2008년

갈릴레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장편으로,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다시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팬들에게 꾸준히 추천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업가가 자신의 집에서 독살된 채 발견되지만, 용의자로 지목된 아내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존재합니다. 현장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고, 독이 투입된 경로조차 설명되지 않아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습니다. 결국 유가와 마나부가 사건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액션이나 반전보다 '어떻게 이런 범행이 가능했을까?'라는 논리적인 궁금증을 끝까지 끌고 간다는 점입니다. 과학적인 사고와 치밀한 구성 덕분에 갈릴레오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갈릴레오 시리즈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 중 하나로 꼽는 이유가 궁금해 꼭 읽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⑦ 방황하는 칼날

출간 : 2004년

한 소녀가 잔혹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 속에서 아버지는 직접 복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소설이 아니라 '정의란 무엇인가', '법은 피해자를 얼마나 보호하고 있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읽는 내내 어느 한쪽을 쉽게 옳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영화로 제작될 만큼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인간의 감정과 사회 문제를 얼마나 깊이 있게 다루는 작가인지 보여주는 대표작이라는 평이 많은 작품입니다.


⑧ 신참자

출간 : 2009년

형사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도쿄 니혼바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 조금 다릅니다. 가가는 사건 관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삶과 사연을 들여다보고, 작은 거짓말과 오해들을 하나씩 풀어갑니다.

그래서 사건보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도 마지막에는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구성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이지만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아, 언젠가는 꼭 읽어보고 싶은 작품 목록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⑨ 매스커레이드 호텔

출간 : 2011년

도쿄의 최고급 호텔을 배경으로 연쇄살인 사건을 막기 위한 형사와 호텔리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호텔에 다음 범행이 일어날 것이라는 단서를 확보한 경찰은 형사를 호텔 직원으로 위장 잠입시키고, 베테랑 호텔리어와 함께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호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손님들의 사연과 미스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긴장감과 몰입감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무라 다쿠야와 나가사와 마사미가 주연을 맡은 영화도 큰 인기를 얻으며 원작의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영화를 먼저 본 독자들도 다시 원작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가 많아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⑩ 녹나무의 파수꾼

출간 : 2020년

최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 중 하나입니다. 기존의 본격 미스터리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작품으로, 가족과 삶, 기억의 의미를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억울한 상황에 놓인 한 청년이 거대한 녹나무를 지키는 일을 맡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의 사연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삶 역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이야기와 잔잔한 감동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추리소설뿐 아니라 휴먼드라마에서도 뛰어난 작가인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이 작품 역시 만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건보다 사람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누가 범인인지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평소 소설을 자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저 역시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당연히 결말도 궁금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것이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한 독자로서 보내는 마지막 인사

이번 별세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제 더 이상 신작을 기다릴 수 없겠구나.'였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다음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당연했던 일이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이 참 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에게 이미 수많은 작품을 남겨주었습니다. 아직 읽지 못한 책도 많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고 싶은 작품도 있습니다. 신작은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책장 속에서 새로운 감동을 전해 줄 것입니다.

저도 앞으로는 신작을 기다리는 대신 아직 읽지 못했던 그의 작품을 하나씩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오랫동안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 작가를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이야기들을 선물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추천 작품이나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을 함께 나눠주시면 저도 다음 작품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