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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리뷰; 인생은 되는 대로~

by 예시카(yesica) 2025. 6. 15.

 

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의 대표작으로, 제목 그대로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노인이 양로원 창문을 통해 도망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엉뚱하고 유쾌한 도망 이야기 속에 한 사람의 인생과 현대사의 흐름을 절묘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노인의 도망극이라는 다소 엉뚱한 설정에서 출발했지만, 읽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인생의 아이러니에 깊은 공감이 느껴집니다.

1. 줄거리 요약 알란 칼손의 대탈주, 그 시작이 범상치 않다

이야기는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양로원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알란 칼손은 100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모든 양로원 직원들이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사이, 그는 파티가 싫어 양로원 창문을 열고 도망칩니다. 단순히 파티가 싫어서! 어쩌면 이건 노인의 인생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유도 없고, 대단한 목적도 없지만 그저 '싫어서' 떠난다는 것. 이 간단한 출발점이 모든 모험의 시작이 됩니다. 슬리퍼를 신고 길을 나선 그는 버스터미널에서 우연히 어떤 청년의 가방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그 가방 안에는 무려 5천만 크로나에 달하는 마약 밀매 조직의 자금이 들어 있었고, 알란은 가방과 함께 기차를 타고 도망칩니다. 알란은 이 돈과 함께 의도치 않게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된 셈입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의 도망이야기와 과거의 회상이 번갈아 나오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으나 나중에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현재이야기는 범죄 조직과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알란과 그가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모험이고, 과거는 알란이 살아온 기상천외한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알란은 도망 중에 다양한 인물들과 엮이게 됩니다. 전직 도둑 율리우스, 만년 대학생 벤니, 식당 운영자 군수 출신 여성과 코끼리 소냐까지 합류하며 도망극은 점점 더 유쾌하고 기이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반면, 경찰은 실종된 노인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하고, 마약 조직은 자신들의 돈을 빼앗은 노인을 뒤쫓습니다. 조직은 매번 엉뚱한 사고와 운으로 인해 오히려 조직이 와해되기 시작하고 알란 일행은 놀랍게도 매번 살아남고 위기를 운 좋게 넘기며 조직을 교란시키고 경찰도 따돌립니다.
결국 이들은 막대한 돈을 가지고 동남아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 속에서 알란은 특유의 긍정적이고 단순한 철학을 유지합니다. 그는 항상 '되는 대로 되는 거지'라고 말합니다.

2. 알란의 과거, 세계사를 관통한 한 남자의 인생

현재 도망 이야기와 병행해, 알란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주인공인 알란은 놀랍게도 그는 평범한 인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다이너마이트를 잘 다루는 기술 덕분에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등 세계 주요 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알란은 우연히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폭탄 개발에 기여하고, 트루먼 대통령과 술자리를 가지며, 이후에는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 북한의 김일성과도 엮이게 됩니다. 그는 그 어떤 정치적 이념에도 관심이 없고 그저 잘 먹고, 술 마시고, 폭약을 잘 다루는 기술로 세계사의 한가운데를 우연처럼 관통합니다. (북한의 김일성이 등장하는 부분은 놀랐다고 해야 할까요? 어떤 이상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스웨덴 작가의 기발함에도 감탄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언제나 단순합니다. 정치는 복잡해서 싫다. 누가 대통령이든 나는 상관없다. 이런 그의 태도는 오히려 그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며, 독자들에게 진한 풍자와 유쾌함을 선사합니다.

3. 도망 중에 만난 특별한 동료들

알란의 여정에는 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전과자 율리우스와 벤니는 각기 독특한 사연과 개성을 가진 인물들로, 알란과 함께하면서 점점 가족 같은 존재가 됩니다. 이후 합류하는 여장부 군수, 코끼리 소냐까지, 그들의 모험은 엉뚱하고 황당하지만 동시에 따뜻하고 감동적입니다.
이 소설은 도망 이야기 자체보다, 그 여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우정과 연대, 그리고 자유를 꿈꾸는 인간의 본성을 잘 담아냅니다.

4. 역사적 패러디와 유쾌한 풍자

작가는 실존 인물과 사건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소설의 유쾌함을 더합니다. 세계사의 거물들과 엮이면서도 전혀 위압받지 않고 평범한 태도를 유지하는 알란의 모습은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읽힙니다. 동시에, 이 이야기는 '우연'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점, 그리고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정말 처세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도 느껴졌습니다.

5. 총평

책을 읽으면서 계속 웃음이 나왔고, 때로는 생각에 잠기게도 되었습니다. 알란은 100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인생에 너무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는 사실을 알란이 보여줍니다. 그의 단순한 철학은 어쩌면 우리가 복잡하게만 생각했던 인생의 해답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파티가 싫어서 도망친 노인의 이야기에서, 용기와 유쾌함, 그리고 자유를 배웠습니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설을 찾고 계신가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추천합니다. 인생을 가볍게 바라보는 법을 알란 칼손이 알려줄 것입니다. 이 소설을 읽고 요나스요나손의 다른 소설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책도 읽게 되면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책탐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