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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의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리뷰 – 유쾌한 통쾌함의 블랙 코미디

by 예시카(yesica) 2025. 8. 7.

달콤한복수주식회사(출처 픽사베이)

1. 책을 펼치며 - 가볍지만 묵직한 유머의 세계

책장을 넘기자마자 익숙한 분위기가 풍겨왔다. 바로 요나스 요나손 특유의 유쾌한 상상력과 기발한 전개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느꼈던 그 유머, 풍자, 그리고 사회 비틀기가 이 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에서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복수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요나손은 어떻게 이렇게 가볍고 우아하게 요리해 내는 걸까? 이번 작품은 스웨덴과 케냐, 그리고 미술 시장과 마사이족까지 한눈에 보기엔 뜬금없는 요소들이 퍼즐처럼 얽히며 기막힌 서사를 만들어낸다.

2. 줄거리 요약 - 복수는 달콤하고도 창의적이다

이야기는 스웨덴의 한 미술상, 빅토르 알데르헤임의 악행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부인 옌뉘의 재산을 빼앗고, 심지어는 자신이 낳은 아들 케빈을 케냐 사바나에 버린다.

그러나 케빈은 운명처럼 마사이족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을 만나 마사이 전사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성인식에 할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기겁해서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시간이 흘러, 옌뉘와 함께 그들은 복수를 결심하고, '합법적 복수 대행'을 표방하는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Sweet Sweet Revenge Ltd.)를 찾아간다. 창립자인 후고의 도움으로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복수가 시작된다.

케냐 사바나 (출처 픽사베이)

3. 인물 탐구 - 익살과 상처가 공존하는 캐릭터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건 다채롭고 입체적인 인물들의 향연이다. 요나손은 익살스럽고 과장된 외형 뒤에 상처와 진심을 품은 캐릭터들을 배치해, 독자에게 웃음과 동시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주요 인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 케빈 - 복수를 넘어선 성장

이야기의 중심인물 중 하나인 케빈은 미술상이자 생물학적 아버지인 빅토르에게 버림받고 케냐의 사바나 한복판에 방치된 채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는 마사이족의 삶에 적응하며 전사로 성장하지만, 그가 원한 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케빈은 분노나 폭력으로 복수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정당한 방법으로 아버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이야기 내내 복수라는 테마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확장시킨다. 어머니를 지키고 싶은 마음, 올레에 대한 의리, 후고와의 신뢰까지, 그는 관계 안에서 성장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 후고 함린 - 절망 끝에서 탄생한 복수 대행 전문가

후고 함린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이다. 그는 겉보기엔 광고업계 출신의 중년 남성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인생의 허무와 상실이 응축되어 있다. 아내의 죽음, 법의 무능, 그리고 자신이 당했던 부조리를 통해 그는 '합법적 복수'라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게 된다.

그의 복수 방식은 비폭력적이며, 오히려 유머러스하고 상징적이다. 사람의 감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바로 그 점이 후고라는 인물을 가장 특별하게 만든다. 그는 케빈과 옌뉘의 의뢰를 단순히 '일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마음을 나누고 돕는 친구로 성장해 나가게 된다.

🔹 올레 음바티안 - 순수한 신념을 지닌 마사이 전사

아마도 독자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은 올레 음바티안일 것이다. 그는 마사이족 출신으로, 케빈을 사바나에서 구해낸 생명의 은인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온 그는 스웨덴 문명사회에 들어오자마자 충격적인 문화적 괴리를 경험하게 되지만, 그로 인한 혼란이 소설 전반에 큰 웃음을 유발하게 된다.

올레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다. 그는 공동체, 신뢰, 정의라는 개념에 누구보다 진지하며,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마사이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는 사람들을 상대로 교훈을 주고, 때로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이질적인 세계가 만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상징한다.

🔹 옌뉘 - 상속 재산을 빼앗긴 여자의 복수

옌뉘 또한 강력한 복수의 동기를 지닌 인물이다. 원래 부유한 가문의 그녀는 남편인 교활한 미술상 빅토르 알데르헤임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버려지게 된다. 빅토르는 사랑이 아닌 재산 때문에 그녀의 신뢰를 얻은 뒤, 엄청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결혼을 하였고 버렸다. 옌뉘는 후고와 케빈과 함께 치밀한 복수 작전을 설계한다. 철저히 계획된 합법적인 복수를 통해 빅토르를 무너뜨리려는 그녀의 태도는 냉철하면서도 강단 있다. 그녀는 무기력한 존재에서 삶을 다시 통제하려는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 빅토르 알데르헤임 - 자본주의적 탐욕의 화신

이야기의 악역인 빅토르는 스웨덴 상류층 미술 시장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는 돈과 명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양심이나 도덕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냉혈한이다. 하지만 요나손은 그를 단순히 나쁜 놈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그는 풍자적 상징이자, 현실 사회 속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인간을 탈선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활용된다.

결국 빅토르는 복수의 대상이자, 그를 통해 독자들이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거울 같은 인물이다.

 

이처럼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각 인물들이 가진 고유의 배경과 동기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킨다. 이들이 벌이는 복수는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현실의 풍경을 비춰주는 창이 되어주는 듯하다.

4. 유머와 풍자의 미학 - 웃음 속에 담긴 사회 비판

요나손의 유머는 언제나 사회 풍자와 함께 한다. 이 소설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주제를 이야기한다.

  1. 현대 미술 시장의 허상
  2. 법과 정의의 경계
  3. 문화 충돌의 아이러니

5. 인상 깊은 문장과 장면들

📌"복수는 때로 복수 그 자체보다 달콤한 감정을 남긴다."
📌 "모든 사람은 단 한 번쯤은 정의를 꿈꾼다. 다만 그 방법이 다를 뿐이다."

6. 읽은 감상 - 요나손식 통쾌함에 빠져들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요나손의 장점이 집약된 작품이다. 그의 유머는 웃음을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본성과 사회 구조를 건드린다. 복수를 유쾌하게 표현하면서도, 그 속에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7.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부 전개는 다소 늘어지기도 하고 조연들의 묘사가 약한 편이다. 그러나 이는 이야기 전체의 유쾌함과 풍자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다.

8. 추천 대상

  • 요나스 요나손의 팬
  • 사회 풍자와 유머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
  • 기발한 설정과 전개를 선호하는 사람
  • 가볍지만 통찰 있는 복수 소설을 찾는 분

9. 마무리하며 - 복수는 유쾌하게, 삶은 가볍게

이 책은 복수의 쾌감보다, 그 복수를 수행하는 방식의 창의성과 인간성을 강조한다. '달콤한 복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 유쾌한 소설은,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가볍게 풀어낼 수 있다는 걸 다시금 증명해 주었다.

기발하고 유쾌한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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