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에는 책을 고를 때 제목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제목만 보고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하게 되는데,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라는 제목은 처음부터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청소년소설인가 싶었다.
이야기의 분위기도 비교적 편안했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읽혔다.
그런데 읽다 보니 단순한 청소년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가 꽤 깊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생각보다 빠르게 빠져들었고, 결국 하루 만에 한 권을 다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따뜻함'이었다.
그리고 제목에 있는 '치유'라는 말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가장 특별한 장소, 오래된 놀이터
이 소설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장소는 오래된 놀이터였다.
그곳에는 칠이 벗겨진 하마가 하나 있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오래된 놀이기구다.
그런데 이 하마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픈 곳이나 치유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하마의 그 부분을 만져보라는 것이다.
눈이 아프다면 하마의 눈을, 귀가 아프다면 귀를 만지는 식이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믿고 있는 작은 전설이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단순히 '하마를 만지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결국 스스로 자신의 치유 방법을 찾아간다는 점이었다.
치유하마는 정말 사람을 치료해주는 걸까?
처음에는 나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정말 하마가 사람을 치유해주는 걸까?'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중요한 것은 하마 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마를 만지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마음과 몸을 다시 바라보는 작은 행동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플 때 병원에 가기도 하고 약을 먹기도 하지만, 마음이 힘들 때는 정작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오래된 놀이터에 있는 하마를 찾아가 자신이 아픈 곳을 만진다는 행위는 아주 단순하지만 특별하다.
잠시 멈춰서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치유하고 싶은 곳이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부분 중 하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치유하고 싶은 곳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몸의 아픔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마음속에 해결하지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각자의 사연은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오래된 놀이터의 치유하마와 만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놓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하마는 단순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각각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는 한 사람의 이야기만 따라가는 소설이 아니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처음에는 각각 별개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이 서로 겹치기 시작한다.
앞에서 만났던 사람이 다른 이야기에서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장면이 뒤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었다.
"아, 이 사람이 여기서 다시 나오는구나."
이런 순간들이 생길 때마다 앞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단순히 여러 개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삶이 하나의 공간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 소설이라 일본 이름이기에 헤갈려서 적어가며 읽으니 더 쉽게 이해되었고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등장인물이 많지는 않기에 적어가며 읽기를 추천한다.
오래된 놀이터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는다
생각해 보면 놀이터는 참 재미있는 장소다.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뛰어놀던 공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은 놀이기구뿐이다.
아이들은 자라고, 놀이터를 떠나고, 그곳에는 시간이 남는다.
그런 오래된 놀이터에 칠이 벗겨진 하마가 있다는 설정이 이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새것이 아니어서 더 특별하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필요한 장소다.
그리고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아픈 곳을 바라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이 놀이터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고 느꼈다.

세탁소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한다
세탁소도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세탁소를 중심으로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등장인물들이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세탁소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공간이라면, 놀이터의 치유하마는 그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두 공간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마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치유하마가 모든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하마의 특정 부위를 만지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전설이 중심인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 다른 의미가 보인다.
사람들은 하마를 찾아오고, 자신의 아픈 곳을 만져본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다시 살아갈 수 있는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조금씩 찾아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치유'가 단순히 몸의 병을 낫게 하는 의미만은 아니라고 느꼈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
'나는 힘들 때 나를 제대로 돌보고 있나?'
살다 보면 바쁘다는 이유로 내 마음이 어떤지 살펴보지 않을 때가 많다.
힘들어도 참고, 속상해도 그냥 넘기고, 피곤해도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도 모른 채 지쳐 있을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하마가 있는 오래된 놀이터는 아주 특별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곳에 가서 하마의 어느 부분을 만지는 행동은 어쩌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치유'는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장 오래 생각했던 부분이다.
우리는 힘들 때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주기를 기다릴 때가 있다.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와 도움은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결국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다시 일어날 것인지는 나 자신의 몫이다.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는 그 과정을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 제목의 '쓰담쓰담'이라는 말도 단순히 귀여운 표현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나를 쓰다듬어 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내가 나 자신을 쓰담쓰담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이 겹치는 것이 재미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각각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세계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가 뒤에서 연결되는 순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각각의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그 이야기들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이 책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훨씬 술술 읽히는 소설
나는 이 책을 하루 만에 읽었다.
책이 어렵지 않고 문장이 편안한 데다 이야기 자체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됐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이야기가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처럼 복잡한 책보다는 잠시 쉬어가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잘 맞을 것 같다.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책
사실 처음에는 청소년소설인가 싶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몸이 아픈 순간도 있고 마음이 힘든 순간도 있다.
그럴 때 누군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돌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을 오래된 놀이터의 치유하마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풀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를 읽고
오래된 놀이터에 있는 칠이 벗겨진 하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픈 곳에 따라 하마의 해당 부위를 만진다는 전설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결국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치유 방법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눈일 수도 있고, 귀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일 수도 있다.
각자의 아픔은 다르지만 그 아픔을 마주하고 다시 살아갈 방법을 찾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세탁소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오래된 놀이터의 치유하마가 그들의 이야기를 품어주는 이 소설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다.
나의 개인적인 평점
⭐⭐⭐⭐⭐ 4.8 / 5
가독성 ★★★★★
이야기의 재미 ★★★★★
등장인물 연결 구성 ★★★★★
치유와 위로 ★★★★★
여운 ★★★★☆
“결국 나를 치유할 방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 찾아야 한다.”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는 거창한 위로를 건네는 책은 아니었다.
대신 오래된 놀이터 한쪽에 놓인 낡은 하마처럼 조용히 그 자리에 있으면서, 힘든 사람들에게 잠시 멈춰 설 시간을 만들어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쓰담쓰담.
누군가가 나를 쓰다듬어주는 말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필요한 순간에 내가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조금 지쳐 있거나,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따뜻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나처럼 하루 만에 술술 읽히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부담 없이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읽고 나면 어쩌면 나도 오래된 놀이터의 치유하마를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로 하마가 나를 치유해줄 수는 없겠지만, 잠시 멈춰서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치유는 시작될 수 있으니까.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는 결국 '치유'보다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였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탐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