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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한의원] 리뷰; 귀신 보는 한의사의 특별한 시골 생활

by 예시카(yesica) 2025. 6. 7.

 

수상한 한의원


한의사과 귀신, 이 두 단어가 어울릴 것 같지 않다면 아직 '수상한 한의원'을 만나지 못하신 것입니다. 오디오북으로 이 작품을 들으며 어느새 진료실 앞에 줄 서 있는 귀신들과 그들에게 침을 놓는 주인공의 일상에 빠져들었습니다. 배명은 작가의 데뷔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유쾌함과 따뜻함, 그리고 뭉클한 감동까지 모두 담아낸 독특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책인 수상한 시리즈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수상한 이라는 글자만 보고 흥미가 생겨 오디오북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역시 수상한 시리즈는 다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1. 소설의 배경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돈을 밝히게 되는 승범은 돈을 많이 벌기위해 한의사가 되고, 서울의 대형 한방병원에서 부원장이 되기 위해 원장에게 뒷돈까지 주며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원장은 돈만 꿀꺽하고 부원장은 다른 사람이 임명하게 되며 인생의 거대한 벽에 부딪힙니다. 돈과 명예를 좇던 그의 선택은 결국 병원에서 쫓겨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렇게 모든 걸 내려놓고 도착한 곳은 바로 동화 속 같은 이름의 시골 마을인 우화시였습니다. 작고 조용한 이곳에서 승범은 한의원을 개업하며 인생의 2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화시에는 산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귀신들도 찾아오는 한의원이 된 것입니다.

2. 주인공 승범의 이중생활

한때 야망 넘치던 승범은 이제 사람뿐 아니라 귀신도 치료하는 한의사가 됩니다. 처음엔 혼란스러웠습니다. 대낮에 병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노인 귀신, 침대에 누워 나지막이 신음하는 귀신, 그러나 기묘하게도 그들의 고통은 살아있는 사람들과 닮아 있었습니다. 풀리지 않은 한, 죽어서도 씻기지 않은 응어리. 그 아픔을 '한의학'으로 달래고자 하는 승범의 진료는 점점 진심을 담기 시작합니다.
특히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귀신을 단순한 공포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고, 사람의 이야기와 상처를 품은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죽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과 같은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3. 줄거리

한의사 승범은 서울에서의 실패 후, 시골 마을인 우화시에서 한의원을 엽니다. 지방 독점 한의원으로 대성하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한의원을 열지만 서울에서 온 유명한 한의사라고 홍보를 해도 환자가 오지 않습니다. 마을의 유지에게 힘써 달라 부탁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의 수정 한약방은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게 되고 승범은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몰래 한약방에 들어가게 됩니다. 몰래 한약방의 상담실을 지켜보다가 배가 갈라진 귀신 공실과 맞주치며 기절해 버립니다. 다음날 그 귀신이 사람들을 이끌고 한약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고 비밀을 알게 됩니다. 수정 한약방의 영업 방법은 수정이 귀신 하나를 고쳐주면, 귀신이 사람 손님 열명으로 대가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꼭 성공해서 다시 서울로 가야 하는 승범은 어떻게 했을까요? 수정 한약방의 한약사 수정에게 귀신 치료술을 가르쳐달라고 부탁, 아니 매달리게 됩니다. 공실과의 거래를 통해 사람들을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한의원은 점점 사람들이 오게 됩니다.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수정의 사연과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던 공실의 사연들도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돈 만 쫓던 승범도 사람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동화되면서 점차 진심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게 됩니다.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나아가는 치유와 감동의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수상한 한의원'은 단순한 귀신 이야기나 판타지 요소로만 있는 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치유'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간의 후회, 미련, 한(恨)이라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다룹니다. 귀신과의 만남은 무섭기보단 따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사연이,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몸이 낫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치료라는 사실을 말합니다.

4. 목차

프롤로그, 새로운 출발, 수정 한약방, 철물점 앞 어린아이, 장영호 영감, 거부할 수 있는 제안, 귀신들, 프라다 구두, 귀신의 한, 소라, 이 아이를 살려주세요, 의사 조근우, 공실의 한, 송기윤, 유시영, 폐가 방문, 엄마와 아들, 어떤 장례식, 에필로그 총 19개의 목차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5. 오디오북으로 듣는 매력

'수상한 한의원'은 오디오북으로 들을 때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옵니다. 귀신이 나타나는 장면에서는 성우의 음성이 소름을 돋게 하고, 승범과 수정의 대화는 드라마처럼 흘러갑니다. 책으로 읽는 것보다 몰입감이 강하고, 특히 캐릭터 간의 감정이 음성에 실려 더 진하게 전달됩니다.
출퇴근 시간, 산책길, 자기 전. 언제 들어도 이 이야기는 따뜻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6. 총평

'수상한 한의원'은 귀신 이야기를 빌려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아픔을 품은 자들, 죄책감을 안은 자들, 죽었지만 아직도 위로받고 싶은 존재들. 그들과 함께하는 한의사의 일상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으로 나아갑니다.
이 소설은 단지 흥미로운 설정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요즘에는 웹툰으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이 소설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이나 귀로 듣는 소설만이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가 더해진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