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는 동일한 배경(편의점)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비추는 연작성 작품입니다. 같은 무대 위에서 각 권은 다른 주인공을 중심에 둬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특히 1권의 독고와 2권의 홍금보는 출발점·성장 방식·주변인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줍니다. 이 글은 주인공의 과거·편의점 근무 계기·주변 인물에게의 영향·변화와 성장·작품 메시지를 기준으로 두 권을 비교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주인공의 과거
독고(『불편한 편의점 1』)
독고는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인물로, 기억을 잃은 상태로 소설 초반에 등장합니다. 과거에 겪은 상처 탓에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고, 그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서툽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말과 행동 곳곳에 침묵과 무게로 드러납니다.
홍금보(『불편한 편의점 2』)
홍금보는 원래 어린이 연극을 하던 배우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죽음과 코로나 팬데믹 같은 외부 요인이 겹치며 배우 활동이 어려워졌고, 생계와 꿈 사이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그가 겪은 상실과 불안은 연기자로서의 섬세한 관찰력과 공감 능력으로 표출됩니다.
2. 편의점 근무 계기
독고
독고가 편의점과 연결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갑을 찾아준 사건입니다. 염영숙 사장의 지갑을 찾아주면서 자연스럽게 야간 알바로 들어가게 됐고, 그 자리에서 작은 인간관계와 일상의 책임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홍금보
홍금보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연극의 주연 제안을 받은 뒤, 실제 경험을 쌓기 위해 자발적으로 야간 근무를 시작합니다. 즉, 그는 실무 경험을 통한 연기 준비라는 목적을 가지고 편의점에 들어옵니다. 오선숙 점장은 처음에는 그를 탐탁지 않아 하지만 알바지원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채용하게 됩니다.
3. 주변 인물에게 미치는 영향
두 주인공 모두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존재가 되지만, 그 방식과 결은 다릅니다.
독고의 영향
독고는 진심 어린 소통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손님들의 외로움과 소외를 덜어줍니다. 그의 서투른 배려는 때로는 충격적일 만큼 솔직하며, 그 솔직함이 갈등을 풀고 관계를 회복하는 촉매가 됩니다.
홍금보의 영향
홍금보는 배우로서의 관찰력과 입담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말문을 열게 합니다.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학생 등 다양한 손님들이 그와 대화를 나누며 바닥에 깔린 문제를 꺼내놓고, 홍금보는 그것들을 듣고 응원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줍니다.
4.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
독고의 여정
독고는 편의점에서의 만남을 통해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되찾고, 과거의 상처를 마주합니다.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이 삶을 선택하고 이어가겠다는 결단을 내리며 회복의 길로 들어섭니다. 여기에는 타인의 도움과 스스로의 결심이 모두 작용합니다.
홍금보의 여정
홍금보는 타인의 꿈을 북돋우는 역할을 수행하다가, 결국 자신의 꿈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편의점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연기자로서의 깊이를 더해주고, 소설 후반부에는 본인의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변화는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다시 자신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5.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
『불편한 편의점 1』은 ‘사람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둡니다. 상처는 남지만, 타인의 손길과 선택을 통해 개인은 회복할 수 있다는 따뜻한 관점이 핵심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2』는 ‘저마다의 꿈’을 주제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꿈을 재발견하거나 새롭게 목표를 세우는 여정을 강조합니다. 결국 우리가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귀 기울임이라는 메시지입니다.
6. 한눈에 보는 비교표
| 항목 | 불편한 편의점 1 (독고) | 불편한 편의점 2 (홍금보) |
|---|---|---|
| 주인공 출신/과거 | 서울역 노숙자, 기억 상실 | 어린이 연극 배우 출신, 팬데믹·가족 상실 |
| 편의점 근무 계기 | 지갑을 찾아준 인연 → 야간 알바 | 연극 주연 준비를 위한 실제 경험 → 자원 근무 |
| 주변 인물에 대한 영향 | 진심으로 위로하며 화해와 회복 촉진 | 솔직한 입담과 공감으로 꿈·목표 재발견 도움 |
| 성장/변화 방식 | 상처와 기억을 마주하고 스스로 선택해 회복 | 타인을 돕다가 자신의 꿈을 다시 추구함 |
| 핵심 메시지 | 사람이 사람을 치유한다 |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존재의 중요성 · 꿈 |
7. 마무리 감상
같은 배경, 다른 시점 - 이 단순한 설정이 시리즈의 매력입니다. 1권은 개인의 깊은 상처와 그 회복에 집중해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2권은 관계 속에서 서로의 꿈을 일깨우는 온기를 전달합니다. 두 권을 함께 읽으면 ‘작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큰 변화’라는 공통된 주제를 보다 풍성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일상적 공간은 누군가에겐 위로의 장소, 누군가에겐 출발점이 된다.”
지금까지 책탐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