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자기 전에는 전래동화나 명작동화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복잡했던 생각도 조금씩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창작동화를 골라봤습니다. 이지훈 작가의 『국립 어른 초등학교』입니다.
사실 제목부터 눈길이 갔습니다.
어른이 초등학교에 간다니, 무슨 이야기일까?
그런데 내용을 보니 단순히 어른이 학교에 다니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다시 초등학교에 다니고, ‘어른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런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하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책 기본정보
- 제목: 국립 어른 초등학교
- 글: 이지훈
- 그림: 정용환
- 출판사: 거북이북스
- 출간일: 2020년 12월 18일
- 쪽수: 172쪽
- 분류: 국내창작동화, 학교 이야기, 초등 3~4학년 동화
『국립 어른 초등학교』는 거북이북스의 창작동화로, 초등학교 3~4학년 대상 도서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은 2023년 11월 30일 출간되었네요.
이지훈 작가는 누구일까?
이지훈 작가는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써왔습니다.
KB창작동화제에서 『신기한 요술 도장』으로 입상하면서 동화책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거짓말 경연대회』, 『엄마의 걱정 공장』 등의 작품을 썼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안에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담아내는 작가입니다. 『국립 어른 초등학교』 역시 무겁게 교훈을 설명하기보다는 재미있는 설정과 사건을 통해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어른이 되려면 초등학교에 다시 가야 한다?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은 역시 설정입니다.
어느 날 세상에 국립 어른 초등학교가 생깁니다.
이 학교에는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들이 학생으로 다닙니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 자격증’을 받아야 진짜 어른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주인공은 4학년 라온이입니다.
라온이는 겨울방학 동안 국립 어른 초등학교에 어린이 선생님으로 출근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생으로 학교에 오는 사람 가운데에는 라온이의 엄마와 아빠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부모님이 아이에게 학교에 가라고 말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이 되고 어른들이 학생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라온이도 어른들을 가르칠 생각에 신이 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선생님이 되어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무단횡단을 하는 어른도 있고, 길거리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어른도 있습니다.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어른도 등장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 어른다운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학교생활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시험과 숙제가 있고 일기 검사도 합니다. 장기자랑 대회와 가족 뉴스 영상 만들기 같은 활동도 해야 합니다.
어른들은 점점 이런 학교생활에 불만을 갖기 시작하고, 결국 어린이 선생님들과 어른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직접 읽어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결말까지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아도 ‘어른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따라가며 읽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읽으면서 정말 이런 학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 웃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진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이런 학교가 있으면 좋겠다.”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어른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어른들은 지키지 않는 모습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만으로 되는 걸까요?
책 속에서는 그것을 아주 재미있는 방식으로 뒤집어 놓았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완성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학교에 가서 배우고 ‘어른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는 설정입니다.
물론 현실에는 이런 학교가 없지만, 책을 읽다 보니 잠깐이라도 이런 곳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어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일을 안 해도 되는 걸까?”
매일 일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잠시 모든 일을 내려놓고 학교에 가서 다시 무언가를 배워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학교에 가면 시험도 보고 숙제도 해야 하니 마냥 편한 생활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창작동화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이야기 속에서는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볼 부분
『국립 어른 초등학교』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은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동화에 가깝습니다.
특히 ‘진짜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으면 어른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아야 진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어른도 아이에게 배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입니다.
어른은 아이보다 경험이 많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잘 알고 있거나 더 순수하게 바라보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모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관계만 생각하기보다, 어른도 아이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대화
아이와 함께 읽었다면 책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보다는 조금 엉뚱한 질문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네가 어른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면 어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어?”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면 평소 부모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런 질문도 해볼 수 있습니다.
- 진짜 어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 어른도 아이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는지
- 내가 어른 초등학교에 다닌다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 부모님이 어른 초등학교에 간다면 어떤 공부를 했으면 좋겠는지
-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 아이가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을 들어보는 대화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립 어른 초등학교』를 읽고
평소 자기 전에는 전래동화나 명작동화를 많이 듣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창작동화를 골라봤습니다.
처음에는 ‘어른이 초등학교에 간다’는 설정이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단순히 어른과 아이의 역할을 바꿔놓은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른도 계속 배워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특히 저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저절로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이들에게 지키라고 말하는 것을 나도 지키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실수했을 때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어른도 배워야 할 것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는 동화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동화다운 상상력이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른 초등학교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전래동화나 명작동화를 주로 듣는 분이라면 가끔은 이렇게 엉뚱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창작동화를 골라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아이와 함께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너는 어떤 사람이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해?”
아마 아이의 대답을 듣는 순간, 부모인 어른도 자기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