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정진영 단편소설집: 줄거리 요약, 감상

by 예시카(yesica) 2025. 10. 17.

📘 책 정보 요약

  • 제목: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저자: 정진영
  • 출판사: 무블
  • 출간일: 2024년 1월
  • 형태: 단편소설집
  • 장르: 한국 현대소설, 사회 리얼리즘, 관계 심리

1. 오디오 북으로 만난 첫인상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이 끌렸습니다. 괴로운 밤이라는 말은 분명 슬프지만, 그 뒤에 붙은 ''우린 춤을 추네''라는 문장은 마치 어둠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북으로 공개되기를 기다렸고, 또 배우 박준면, 박정민 님이 오디오북에 참여했다고 해서 더 기대를 하고 있었고, 올라오자마자 바로 재생했습니다.

사실 이 책이 단편소설집이라는 것은 듣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한 편의 장편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여러 인물들의 짧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조였습니다. 단편이다 보니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되어 집중하기는 좋았지만, 내용의 깊이가 충분히 확장되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정진영 작가의 현실적인 시선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감정들이 담겨 있었고, 특히 인물들의 대사가 자연스러워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2. 줄거리 요약 - 현실과 고독, 그리고 작지만 따뜻한 숨결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제목 그대로 '괴로운 밤'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가족, 연인, 친구, 직장 동료 등 가까운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단절,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회복의 순간들을 다루며, 총 12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이름이 똑같은 남녀 동기가 연인이었다가 남자의 경제력 때문에 헤어지게 되고 그녀의 죽음을 통보받고 장례식에 찾아가게 되는 이야기는 만파식적과 처용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2) 선물: 한 실직자가 돈은 없지만 어머니를 걱정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코로나로 인해 받게 된 재난지원금으로 어머니의 선물을 사려하는 삶의 고달픈 내용을 다룹니다.

3) 네버엔딩스토리: 학폭, 왕따의 굴레와 법 제도 및 적용의 모순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학폭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학폭의 가해자는 유명인이 되어 잘만 살고 있고, 그걸 폭로한 것으로 인해 오히려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명애훼손이라는 법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씁쓸하고 안타깝고 열받고, 피해자는 또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네버엔딩스토리.

4) 숨바꼭질: 전세사기의 위기 그리고 코인투자 끝의 씁쓸한 안타까운 현실을 다룹니다.

5) 눈먼 자들의 우주: 요 이야기는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해서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욱이 박준면 배우님이 읽어주셔서 더 실감 났던 것 같아요. 깐따삐야 별에서 지구로 온 도우너가 지구의 평화와 사랑을 지키 위해 조건을 내세우는 내용입니다. 요즘과 같이 전쟁이 비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도우너는 지구와 금성의 위치를 바꾸겠다고 협박을 하며 유엔 평화 회의를 열 것을 요청합니다. 회담에서 도우너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기적인 전쟁을 지켜보며 깐따삐야 별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지구인들의 생식능력을 제거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1년 안에 10억 명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러지 않겠다며 말하고 사라집니다. 쉽게 10억 명에 다가가는가 하더니 전염병이 발병하면서 다른 양상으로 변하게 됩니다.

6) 징검다리: 중고거래에서 사기를 당하지만, 같은 중고 사이트에서 술을 같이 마실 분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만난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감동의 선물도 받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중고 거래할 때는 나도 조심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7) 시간을 되돌리면: 사고 후에 신체를 잃고 인공지능이 되어 버린 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고 마지막은 감동적인 사연으로 마무리되어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8) 사랑의 유통기한: 단군설화를 인용한 이야기입니다. 영생하는 웅녀는 계속 살아가면서 계속 환생하는 남자(단군)를 만나게 됩니다. 웅녀는 과거의 이야기를 하지만 단군은 믿기지 않지만 흥미로워서 듣게 됩니다. 결국은 웅녀는 영생하기에 단군을 떠나게 되는 역사적인 내용도 나오고 흥미로웠습니다. 그 외 다른 편들도 모두 짧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라 쉽게 다가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진영 작가는 거창한 사건보다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누군가의 상처, 누군가의 눈물, 그리고 아주 짧은 순간의 웃음이 한 편 한 편의 이야기 속에서 진심으로 그려집니다. 오디오북으로 들을 때는 배우의 목소리와 함께 감정의 흐름이 생생히 전해져,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한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3. 책 속 인상 깊은 문장 Top 3

1️⃣ “우린 괴로운 밤을 지났지만, 여전히 춤을 추고 있었다.”
2️⃣ “사랑은 거창한 게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일에 가까웠다.”
3️⃣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오늘을 버티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세 문장은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첫 번째 문장은 제목과도 연결되는 문장으로, 괴로움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가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합니다.

두 번째 문장은 사랑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사랑이 아니라, 그저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한 점이 참 진심처럼 느껴졌습니다.

세 번째 문장은 이 책 전체를 대표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때로 거창한 위로나 해결책보다, 그저 누군가의 한마디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 문장은 그런 일상의 위로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4. 감상 – 짧지만 진한 이야기의 여운

단편소설은 때로 길이가 짧아 깊이가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책 또한 몇몇 단편에서는 ''조금 더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신 짧고 강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각 단편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솔직한 감정은 꾸밈이 없었고, 듣는 내내 ''이건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문장의 온도가 더 또렷하게 다가왔습니다. 배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인물의 심정을 대신 전해주는 듯했고, 그 목소리 속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5. 공감 포인트

  • 현실적인 인물 설정과 생생한 대사로 공감이 쉽습니다.
  •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인생의 진심과 여운이 깃들어 있습니다.
  •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감정 몰입도가 훨씬 높습니다.
  • '괴로움 속에서도 살아가는 힘'이라는 주제가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6. 추천 독자

  • 짧은 단편 속에서도 감정의 진심을 느끼고 싶은 분
  • 현실적인 한국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 오디오북으로 위로받고 싶은 분
  • 공감과 위로를 주는 문장을 찾는 분

7. 마무리 감상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화려한 사건이나 반전이 있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우리 일상 속에서 누구나 느끼는 외로움과 괴로움을 아주 현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진심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다 듣고 난 뒤에도 마음이 한동안 잔잔했습니다. 괴로운 밤을 지나는 모두가 언젠가 다시 춤을 출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춤이 슬픔이 아닌 위로의 몸짓이 되기를 바라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괴로운 밤이 지나도 우리는 여전히 춤을 춥니다. 그것이 살아간다는 의미이고, 그게 바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